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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간사의 남도기행 이야기-첫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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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한국 4,29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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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간사남도기행 이야기 - 첫째날

일 시: 10/30(목)~11/1(토)

참석자: 구교형 총장(성서한국), 임지은 간사, 황성철 간사, 김은선 간사, 김종환 국장(통일시대평화누리), 구명기 대표(얼굴있는거래)



2008년 10월 30일 오전 8시 30분, 야탑역에 모인 우리는 분당두레교회에서 빌린 봉고차를 타고 강원도 횡성으로 향했다. 지나는 길목마다 선물처럼 펼쳐지는 풍경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강원도는 이미 단풍이 한껏 들어 산마다 감빛이며 호박빛으로 곱게 치장을 하고 있었다. 풍경을 구경하다 지친 우리들이 깜박 잠이 든 동안, 구교형 목사님이 열심히 차를 달려 우리를 횡성영락교회에 데려다 주셨다.

횡성영락교회는 한경호 목사(<농촌과목회> 편집위원장, 21세기농촌선교회 대표)님이 시무하시는 교회로, 10/29(수)~31(금) 기간 동안 박득훈 목사(언덕교회 담임, 교회개혁실천연대 대표)님을 강사로 초청해 사경회를 열고 있었다. 교회 입구에 크게 “오라!! 우리가 서로 변론하자”라고 쓰인 플랜카드가 눈에 띄었다. 예배시작이 10시 30분 이었는데 우리는 12시가 다 되어서 도착한 터라, 슬금슬금 뒷자리에 앉아 박득훈 목사님의 설교 말씀을 들었다.

목사님은 마태복음 5:1~12을 본문으로, ‘하나님나라의 행복한 사람들’ 주제로 말씀을 전하셨다. “무시무시한 경쟁사회 안에서 우리 청년들이 메말라 가고 있습니다. 인생과 역사를 고민하는 낭만이 없습니다‥‥다른 사람의 아픔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을 잃지 말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자비로운 마음, 긍휼히 여기는 마음을 느끼지 못하면 신앙생활을 잘못 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마음 중 가장 전달하고 싶은 것이 바로 자비심입니다. 하나님께 입을 열고 자비심을 먹여달라고 기도합시다. 가만히 있으면 자비심은 없어집니다. 맘몬은 자비심을 빨아들이는 흡입기와 같습니다….namdo_09.JPG
영적인 긴장을 늦춘다는 것, 나를 경계하고 하나님의 뜻을 계속해서 구하지 않는다는 것은 곧 부의 신 맘몬과 풍요의 신 바알이 스며들어오기 쉽도록, 나를 내어준다는 의미일 것이다. ‘흡입기와 같습니다…’하는 말씀이 유독 마음에 남았다.

사경회에 참석한 분들은 25명 남짓, 소예배실에서 맛있는 식사를 함께했다. 정성스럽게 끓인 칼국수와, 함께 내 주신 백김치가 새콤달콤 맛이 있어서 나는 남도기행 내내 백김치의 추억에 잠기다 급기야는 꿈까지 꾸었다. 우리는 선물로 받은 떡을 품에 안고 다시 봉고차에 올랐다. 이번에는 경상북도 군위를 향해 출발이다. P1010092.JPG


경북 군위군 효령면 매곡1리 744번지. 이 시골 시골 깡시골에는 그 풍경과 색깔에 걸맞게 흙과 나무로 집을 지은 ‘작은교회’가 있다. 이번 성서한국 부산대회에서 ‘하나님, 자연, 사람! 생명목회 이야기’를 주제로 선택강의를 해주신 곽은득 목사님이 계신 곳이다. 곽은득 목사님은 1983년 작은교회를 개척하고 민중목회를 하시다가, 1989년 동구권의 몰락과 사회변동을 겪으며 새로운 진로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고 한다. 성서속의 예언자들이 제시했던 사회적 대안으로 ‘농업적 세계관’에 주목하기 시작한 목사님은 소농1), 가족중심의 공동체를 추구하는 생명․생태 운동을 하고 계시다.

작은교회의 사역을 크게 세가지로 말해보면 1. 삶을 배우는 신앙 2. 생명농업 3. 마을로 돌아가자입니다.… 단순한 문화 선교나 복지를 넘어 사람살림, 생명살림, 마을살림이라는 큰 숲을 보고 생명 선교 활동을 하고 있지요. 그건 도시화, 산업화 이후의 삶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삶의 구체적인 모습은 결국 ‘마을(농촌)’에서 이루어진다고 보고 그 중심에는 ‘농업’이 있습니다. 이런 삶을 요즘말로 하면 생태적 삶, 농사짓는 삶(농적인 삶)이라고 말합니다. 이 말은 전체 인간 삶의 문제를 생태와 농경의 토대위에서 풀어간다는 말입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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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교회에서는 ‘매곡리자연학교’라는 이름으로 초등학생 주말학교, 주말가족농사, 초등학생 생명학교(여름․겨울), 생명살림일꾼 신학 훈련생 프로그램, 1일 체험 프로그램등 다양한 강좌를 열어 진행하고 있다. 이런 아까운 경험을 더 많은 아이들,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고 농촌과 공동체에 대한 공감대를 넓혀갔으면 좋겠다. 교회 옆으로는 서각을 하는 곳, 도자기를 빚어 굽는 곳, 목공을 배우는 곳, 천연염색을 하는 곳 등 공작을 위한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었고, 넒은 터에는 가족이나 교회 등 단위별로 팻말을 세운 배추밭, 무밭이 있었다. 서각으로 만들어 공방마다 걸어놓은 문패나, 다녀간 이들의 손때가 묻은 작품들을 보며 돌보는 이의 정성과 아끼는 마음이 오롯이 전해져 마음이 따뜻했다.

목사님은, 욕심이 없는 분이었다. 이 시골에서 조용히 삶을 꾸려가는 것이 그에겐 그저 감사한 은총 인 듯 했다. “영향력을 갖고, 세력화하고 이런 데엔 관심이 없어. 그냥 존재자로서 살고, 이렇게 살면 운동이 되는 거고….” 빈 마음을 가진 사람은 그만큼 근심이 적다. 운동의 큰 흐름으로 하여금 이곳을 주목하게 하려는 마음이라든가 농촌을 기피하는 젊은이들을 향한 슬픔이 그에게서는 보이지 않았다. 목사님은 아마도, 자신 안에 있는 생명 그대로를 살아내려는 듯 했다. 그리고 그 생명이 뿜어내는 아름답고 소박한 파장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감동어린 공명의 파장을 내놓도록 할 터였다.


곽은득 목사님과 흙냄새 나는 대화를 나눈 후, 우리는 다시 부산으로 출발했다. 2008 성서한국 부산대회를 위해 힘을 모은 동역자들과 평가회의를 하기 위해서였다. 오후 7시 40분, 김현호 집사님이 계시는 기쁨의 집에 들어서자 우주현 목사님(진리로자유케하는교회), 임기헌 대표님(부산성경적토지정의를위한모임), 김세영 전도사님(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 등 부산대회를 함께 꾸려간 반가운 얼굴들이 보였다. 가까운 한식집에 들러 한상 푸짐하게 저녁을 먹은 후, 근거리의 교회 친교실에서 회의를 가졌다. 회의 후에는 이번 대회를 치른 부산중앙교회 수련관에서 따뜻한 밤을 보낼 수 있었다. 늦은 밤 깨어서 우리를 맞아주신 부산중앙교회 관계자께 감사를 드린다. stamp.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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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가 여기에서 말하고 있는 소농이란, 대체적으로 자신의 가족으로 경작할 수 있을 만큼 크지는 않지만 가족을 부양할 수 있을 만큼 그렇게 작지 않은 약간의 땅의 소유자이거나 차지인을 -특히 전자를- 일컫는다. 이 소농은, 소(小)수공업자와 마찬가지로 노동자이지만, 자신의 노동수단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 프롤레타리아트와 구별된다; 요컨대, 소농은 과거의 생산방식의 잔재이다. - 엥겔스, “프랑스와 독일 농업문제”(『맑스/엥겔스저작선집 6』, 박종철출판사). p. 404.
2) 곽은득, ‘작은교회 이야기’, 1P. 머리말.

댓글목록

문성주님의 댓글

문성주

  방가운얼굴이 있군..보고픈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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