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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글꽃: 9월] 자기 삶의 연구자_박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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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한국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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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삶의 연구자

                            박노해

 

우리 모두는

자기 삶의 연구자가 되어야 한다네

 

내가 나 자신을 연구하지 않으면

다른 자들이 나를 연구한다네

시장의 전문가와 지식장사꾼들이

나를 소비자로 시청자로 유권자로

내 꿈과 심리까지 연구해 써먹는다네

 

우리 모두는

자기 삶의 연구자가 되어야 한다네

 

내 모든 행위가 CCTV에 찍히고

전자결제와 통신기록으로 체크되듯

내 가슴과 뇌에는 나를 연구하는

저들의 첨단 생체인식 센서가 박혀있어

내가 삶에서 한눈팔고 따라가는 순간

삶은 창백하게 빠져나가고 만다네

 

우리 모두는

자기 삶의 최고 기술자가 되어야 한다네

 

최고의 삶의 기술은 언제나

나쁜 것에서 좋은 것을 만들어내는 것

복잡한 일을 단순하게 만들어내는 것

 

삶은 다른 그 무엇도 아니라네

삶의 목적은 오직 삶 그 자체라네

지금 바로 행복하게 위해서가 아니라면

우리가 이토록 고통받을 이유가 없다네

 

우리 모두는

자기 삶의 최고 연구자가 되어야 한다네

박노해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느린걸음,2010)



인터뷰 도중 한 청년은 “돌이켜 생각해보면 모두가 다 포주였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국비지원을 한다며 해외취업을 장려한 국가도 헐값에 자신을 처분해버린 것 같고, 자신이 비용을 지불했기에 자신을 보호해줄 거라고 믿었던 에이전시들도 사실은 싱가포르로 자신의 팔아버린 것이었고, 그렇게 팔려와서 가장 하층의 노동을 가장 싼 임금을 받고 착취당하고 있는데, 심지어 그 임금에서 알선 수수료가 지속적으로 빠져 나가는 상황까지 겪으니 자신이 포주에 둘러싸여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노오력의 배신』 중


박노해 시인의 시를 읽으며 『노오력의 배신』 에 나오는 인터뷰가 생각났다. 

이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는 돈을 갈취당하고,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그렇게 인생을 빼앗기고 있다. 내 삶을 내가 살지 못하고 있다.

사실 시대는, 구조는 쉬이 바뀌지 않는다. 

내 손으로 바꿀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러니 결국 다시 펜을 들고 영어공부를 하게 된다. 

답이 있을까. 


박노해 시인의 시를 읽으며, 

결국 답은 영어공부도, 탈조선도 아닌 

내가 나의 삶을 사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더위가 언제 물러가나 싶었는데 성큼 가을이 왔다. 

그저 낭만적인 것만 같은, 상투적이라 느껴지는 자신의 삶을 살라는 이 말을 

당연하게 받아 안을 수 있는 우리가 되기를 가을의 높은 하늘을 빌어 소망해본다. 



**아주 짧은 한 문장이 힘이 되어 마음에 남을 때가 있습니다. 이 글귀는 꼭 함께 나누고 싶다고 생각되어질 때가 있습니다.여러분께 힘이 되고 싶은 마음, 좋은 글귀를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 가득 담아 매월 아름다운 글꽃을 피워내기로 했습니다. 앞으로도 성서한국 아름다운 글꽃과 함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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