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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한국포럼]참여자인터뷰(3)-강문대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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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문대 보좌관, “정치도 세상을 바꾸는 대안입니다”
제3회 성서한국포럼 참여 기독정치인 인터뷰3…단병호 의원 정책보좌관 강문대 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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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의 숨통을 조이는 쌀협상비준동의안이 진통 끝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다음날, 인터뷰 차 국회를 방문하였다. 의원 회관에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주최하는 희망기부행사가 한창인 덕분에 의원들의 놀라운 수준의 장기자랑(드럼 연주, 노래 등)을 볼 수 있었고, 낯익은 연예인들의 얼굴도 비친다.

현 국회 환경노동위 단병호 의원의 정책보좌관 강문대 변호사와는 지난 달 성서한국 정치참여 현장활동에 이어 두 번째 만남이다. 헌정기념관과 국회 본관을 두루 견학하는데 친절한 도우미 역할뿐 아니라, 바쁜 일정과 다소 어수선한 국회 분위기에도 흔쾌히 시간을 할애해주었다.

그가 보좌하는 단병호 의원은 노동자를 대표하는 노동자로서, 최초로 국회에 입성하였으며 개원 이후 매번 넥타이도 매지 않은 점퍼 차림으로 등원하며 자신의 색깔을 분명히 하는 민노당의 ‘블루칼라’ 의원이다. 비정규직노동자문제, 공무원노동조합문제, 개발 논리에 병들어 있는 환경수호문제 등을 활동 브랜드로 할 뿐 아니라, 이주·장애·여성 등 소외된 노동자들의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하여 이들의 이해를 대변하였으며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17대 국회 처음으로 변호사 출신 국회의원 보좌관들의 등장이 눈에 띄는 데요. 보좌관의 변호사 겸직 금지를 무릅쓰고 정치에 참여한 신앙적 동기는 무엇인지요.

보좌관으로 간 동기는 있지만, 그것이 ‘신앙적 동기’로 운위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네요. 보좌관으로 간 동기는 변호사 생활을 4년간 하면서 ‘이미 만들어져 있는 법’을 적용하는 것에 대한 한계를 느끼던 차, 새로운 법을 제정하거나 개정하는 일에 참여하고 싶었고, 노조 지원활동을 하면서 느낀 노동 행정의 문제점을 직접 개선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그런 과정에 대학교 때부터 품어온 어려운 자에 대한 봉사, 자발적 가난, 정의에 대한 헌신 등의 덕목을 실천해야 한다는 결단도 작용했습니다. 그런 덕목을 신앙 훈련 속에서 배웠을 뿐만 아니라, 그것들이 신앙의 구체적 표현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위와 같은 과정 전체가 신앙적 동기의 발현으로 표현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보좌관 활동(국회활동)과 비기독인 의원을 보좌하는데 애로점은 무엇인지요(문화적 차이점도 있을 것 같은데).

솔직히 그런 불편은 전혀 느끼지 않고 있어요. 의원님이 원래부터 술·담배를 즐겨하시지 않고 절제된 생활을 하시며 대의명분에 충실한 삶을 살고 계시기 때문에 목사님을 모시고 있는 전도사와 비슷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진보정당으로서의 의정활동 방향과 소수정당으로서 정책 및 법안의 실현 가능성은 어떤 것이며 지금까지의 성과는 무엇인지요?

진보정당의 이상과 지향을 의회 내에서 펼치는 것이 현실적 목표입니다. 그런데 진보정당의 이상과 지향이라는 것도 구체화되어 있지 않고, 의회 내 전술 프로그램도 정교하게 마련되어 있지 않아 매 순간 순간이 실험적 상황이라 할 수 있지요. 하루라도 빨리 근본적 지향과 과도기적 요구 사항 및 현실적 주장을 정비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소수정당이라도 법안과 정책을 제출하는데 따르는 어려움은 없으나, 그것을 관철시키고 실현시키는 데에는 매우 큰 어려움이 따릅니다. 국회의원은 기능과 역할로서보다는 존재로서 더 큰 의미가 있죠. 곧 국회의원의 숫자는 그만큼의 힘의 크기를 의미하니까요. 매우 현실적이고 개량적인 주장에 대해서는 다른 정당들도 공감을 표하지만, 조금이라도 근본적인 입장을 담은 주장에 대해서는 무시하거나 외면하는 전술로 일관합니다.

그렇다고 하여 진보정당의 정체성을 흔들 개량적 주장에 안주할 수만은 없으며 어떤 상황에서는 ‘실현할 수 없는 정책’을 제출하고 의회에서 논란거리로 만드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는 것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비정규 정책, 쌀협상 등), 당장의 어려움을 이유로 원칙을 훼손해나갈 수는 없지요. 시간이 지나면서 정책의 정교성이 높아지면 다른 당 의원들도 설득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성과라 하면 현재까지 통과시킨 법률은 몇 개 없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제도 개선은 많이 이루어내고 있고, 또 의회 내에서 정책의 대립 지점을 분명히 하여 국민들로 하여금 다른 ‘대안적 가캄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국민들의 목소리를 의회에 충실히 반영한 것은 큰 성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정부나 여당의 정책에 대해 의회에서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실제로 그 통과를 저지시키면서 대안을 모색하게 한 것도 큰 성과라고 할 것입니다.(비정규 법안 등)

기독청년으로서 정치참여(국회)를 희망하는 많은 예비 정치 지망생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세상을 바꾸는 일을, 목회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꿈꾼다면 정치참여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그것은 세상에 의해 자신이 바꿔지는 아주 위험한 도박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위험에 근접해 있는 것만큼 기회도 많기 때문에 스스로를 믿고 한 번 도전해볼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종교인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현실 정치에 참여할 때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종교적 근본주의를 자의적으로 현실 정치에 대입시키는 것입니다. 나는 그런 점에서 탈레반의 근본주의나 부시의 근본주의가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고 봅니다. 하늘의 영광을 땅의 영광으로 실현시키려는 자와 하늘의 영광을 땅의 평화로 실현시키려는 자 사이에는 분명 엄청난 간극이 존재합니다.

나는 감히 전자는 넓은 길이요, 후자는 좁은 길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열망의 절제, 타인에 대한 배려, 진리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없다면 후자에 대한 긴장을 계속 유지하기 힘들 겁니다. 사실인 것처럼 말하는 나도 부끄럽습니다. 현실의 제반 가치와 이념들을 아우르면서도 기독교적 가치에 충실할 수 있는 넉넉한 품을 키워 현실 정치에 도전하는 멋진 청년 기독학생들이 많이 배출되기를 기원합니다.

글 / 박준규(성서한국 포럼 준비위원, 대학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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