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글꽃: 12월] 겨울나무_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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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
도종환
잎새 다 떨구고 앙상해진 저 나무를 보고
누가 헛살았다 말하는가 열매 다 빼앗기고
냉냉한 바람 앞에 서 있는
나무를 보고 누가 잘못 살았다 하는가
저 헐벗은 나무들이 산을 지키고
숲을 이루어 내지 않았는가
하찮은 언덕도 산맥의 큰 줄기도
그들이 젊은 날 다 바쳐 지켜오지 않았는가
빈 가지에 새 없는 둥지 하나 매달고 있어도
끝났다고 끝났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
실패했다고 쉽게 말하지 말라
이웃 산들이 하나씩 허물어지는 걸 보면서도
지킬 자리가 더 많다고 믿으며
물러서지 않고 버텨온 청춘
아프고 눈물겹게 지켜낸 한 시대를 빼놓고
차가운 기운이 만연한 이 계절,
길을 걷다보면 앙상한 가지를 내놓은 나무들을 보게 됩니다.
헐벗은 듯한 나무들이 이 겨울을 힘써 견뎌내는 이유는
곧 봄이 오고 싹을 틔워 여름을 맞이하고 푸르게 푸르게 피어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겨울을 잘 견뎌야 합니다.
싸늘한 바람을, 길어진 밤을, 어둠을 견뎌야 합니다.
겨울은 지나고, 태양은 떠오릅니다. 어둠은 결코 빛을 이길 수 없습니다.
겨울나무를 보며 함께 힘을 내는 12월이 되시기를 바라며
도종환 시인의 겨울나무 함께 읽어요~^^
**아주 짧은 한 문장이 힘이 되어 마음에 남을 때가 있습니다. 이 글귀는 꼭 함께 나누고 싶다고 생각되어질 때가 있습니다. 여러분께 힘이 되고 싶은 마음, 좋은 글귀를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 가득 담아 매월 아름다운 글꽃을 피워내기로 했습니다. 앞으로도 성서한국 아름다운 글꽃과 함께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