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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한국 편지] 여름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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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한국 1,151

본문


여름

 

이 여름에

우리는 만나야 하리.

 

여미어 오던

가슴을

풀어헤치고

우리는 맨살로

만나야 하리.

 

포도송이처럼

석류알처럼

여름은

영롱한 땀방울 속에

생명의 힘으로

충만한 계절.

 

몸을 떨며 다가서는

저 무성한

성숙의 경이 앞에서

보라.

만남이 이루는

이 풍요한 여름의 기적.

(유자효·시인, 1947-)

 

나는 땀녀다. 유난히 땀이 많다.

(그렇다고 땀냄새가 나는 건 아니다! 그럴 수가 있다. 진짜로.)

책가방을 메고 다니던 학창시절,

여름이면 하얀 교복이 항상 땀으로 젖어있었다.

학교를 졸업하면 끝날 줄 알았건만 이제는 출퇴근길이 문제다.

책가방은 안 메도, 하얀 교복은 아니어도 아침, 저녁으로 지옥철을 타야한다.

밀폐된 공간에서 그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있노라면

땀은 이마를 타고 흐르고, 숨은 턱턱 막힌다.



여름에 많이 듣는 말 "운동하고 왔어?" 혹은 "세수하고 왔니?" 

내가 그렇다는 건 아니고;

 

여름은 덥다. 더워도 너무 덥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여름.

(더위 때문이라고 말하고 핑계라고 쓴다.)

그래서일까. 우리에게는 공식적인 ‘피서’기간이 주어진다.

방학이라는 이름으로, 휴가라는 이름으로.

배움()을 놓아버리고(), 쉴() 겨를()을 내어 더위()를 피하라()는 것이다.

캬아- 이 얼마나 좋은가.

헌데 이 기간에 쉬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수련회’를 가는 사람들이 있다. 참 많다.



피서는 바다로 가야지 왜 수련회를 오니


 

연신 흘러내리는 땀을 닦으며,

바리바리 싼 짐을 한 아름 들고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북적북적 사람들이 모이니 더 더워지는 건 당연하다.

운 좋으면 에어컨이라도 빵빵한 곳으로 갈 수 있지만,

운 나쁘면 온수도 안 나오는 곳에서, 딱딱한 바닥에서, 별로 안 친한 사람들과 자는 것을 감내해야한다.

왜 우리는 여름마다 이런 고생을 사서 하는가.

 

사실 돌이켜보면 나도 그랬다.

방학만큼이나 수련회를 기다렸다.

놀며 뛰며 찬양하고 싶었고, 울부짖으며 기도하고 싶었다.

그렇게 찬양을 통해, 기도를 통해,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고 싶었다.

친구들과 밤늦도록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매주 하는 찬양인데, 매주 만나는 친구들인데, 기도는 평소에도 할 수 있는데

왜 그렇게 수련회를 기다렸을까.


 

2015 성서한국 전국대회, 주섬주섬 가슴을 풀어헤치려 하고 있는 그 순간



유자효 시인의 표현을 빌자면

수련회는 여미던 가슴을 풀어헤쳐주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그럴 리 있겠냐마는 유자효 시인의 ‘여름’이라는 시는 마치 수련회에 대한 명쾌한 해석 같다!)

주위시선 의식하지 않고 맘껏 찬양하고,

시간에 쫓겨 미뤄두던 기도 탓에 예배시간마다 찔렸던 마음을 내려놓고 용기 내어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는.

일상에 쫓겨 연신 “하나님 죄송해요. 하나님 어쩌죠?”를 반복하던 지난날을 청산하고픈 간절함으로, 매주일 아쉬움을 뒤로 하고 헤어졌던 이들과 실컷 마음을 나누고자하는 기대함으로,

그렇게 수련회를 기다렸던 것 같다.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여미던 가슴이 풀어헤쳐지고 맨살이 드러나는 순간,

더위를 타고 흐르던 땀방울도

어색하다며 걱정하던 친구도

등이 베길 만큼의 딱딱한 바닥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우리는 만날 수 있었다.

 

앞만 보고 달려오던 것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옆에 있던 너를 만나고

간절한 혹은 생각처럼 간절하지 않던 나를 만나고

우리 안에 계시는, 항상 계셨던 그분을 만났다.

결국 수련회를 가는 이유는 이 때문 아닐까.

흐르는 땀방울이, 견뎌내는 더위가, 감내하는 불편이

영롱한 수고가 되어 알알이 맺히는 그 기쁨을 알기에

기꺼이 수고를 감당하는 것 아닐까.

이것이 바로 우리가 여름에 만나야 하는 이유이리라.


 

여름은 원래 더워



헌데 수련회를 진정한 ‘여름의 기적’으로 만들려면 여기서 그치면 안된다.

수련회 이후 돌아간 일상이 중요하다.

여름의 뜨거움을 온몸으로 견뎌낸 푸르른 생명들은 가을이 되면 결실을 맺는다.

그저 푸르기 위해서 뜨거움을 견뎌낸 것이 아니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온몸으로 받은 이 뜨거움을 결실로 맺어야 한다.

그저 수련회를 위한 수련회가 되지 않도록 말이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진정한 여름의 기적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올해는 짝수해로 성서한국 지역대회가 있는 해이다.

7.6~9 일정으로 성서대전, 성서대구, 성서한국부산연대 그리고 기독연구원 느헤미야가 함께한 2016 하나님나라공동체수련회 “청년함께”에 다녀왔다. 청년들의 간절함과 생명력을 온몸으로 받아 안고 돌아왔다.

이에 힘입어 8월에 있는 성서광주 대회도 잘 다녀오려 한다.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이 외에도 7. 18~ 23 제주평화순례에 참여한다.

 

이 여름 내리 쬐는 태양을 뚫고 우리는 만나야 한다.

여름의 기적을 이뤄낼 수 있는 가장 좋은 ‘피서’가 될 것이다.

 

그리고 기억하자.

내년에는 성서한국 전국대회가 기다리고 있음을!


 

2017성서한국전국대회에는 300명만 더 와주세요. 도와주세요. 

작년에 우리 행복했잖아요 그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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