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이스라엘은 지금 당장 전쟁을 중단하라
페이지 정보
171본문
이스라엘은 지금 당장 전쟁을 중단하라
2024년 10월 11일, 이스라엘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도심을 폭격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이로 인해 베이루트에서는 22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100명이 다쳤다. 또한 14일에는 이스라엘이 레바논 북부의 마을을 공습해서 최소 18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이다. 이뿐 아니라 지난 1년간 이스라엘이 벌인 도발로 중동을 피로 얼룩지게 만들었다. 브레이크 없이 폭주하는 이스라엘 네타냐후의 어긋난 신념과 정치적 야욕 때문에 중동은 하루하루를 불안에 떨게 됐다.
지금으로부터 1년 전, 이스라엘을 공습하여 수많은 민간인 사상자를 만든 하마스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그 이후 이스라엘의 반격은 자국 방위 차원을 훌쩍 뛰어넘는 참혹한 학살 수준이다. 이스라엘의 사망자가 1,700명인 반면 가자 지구와 서안 지구의 사망자는 무려 44,000명이고 그 중 아동 사망자 11,300명 이상이다. 민간인 부상자는 95,500명 이상, 가택파괴 70,000채 이상, 국내실향민 190만명 이상에 이른다. 하마스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은 전혀 정의롭지 못하다. 무엇보다 이 비극의 연원은 팔레스타인을 향한 이스라엘의 오랜 폭력과 억압에서 비롯된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제 가자 전쟁은 중동 전체로 확산 되어가는 중이다. 가자 전쟁의 지속으로 이미 국제사회와 여론의 지지를 잃어가고 있는 이스라엘은 또 다른 무리수를 던지는 중이다. 지난 9월 27일 유엔 연설에서 네타냐후는 새로운 전쟁의 명분을 쌓기 위해 이란을 ‘저주의 축’으로 설정하였다. 그렇기에 이란의 선봉과도 같은 헤즈볼라를 공격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펴면서 삐삐폭탄이나 벙커버스터 같은 무기로 무자비한 학살을 감행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폭주에는 국제사회의 책임도 결코 작지 않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는 유독 이스라엘의 전쟁 도발과 학살에는 미온적이다. 한국도 전쟁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국은 2023년까지 지난 10년 동안 700억 원이 넘는 무기류를 이스라엘로 수출했다. K-방산이라며 떠드는 윤석열 정부와 여당의 입장은 국제 사회의 수치다. 더 놀라운 것은 야당들도 이스라엘 무기 수출에 대한 뚜렷한 입장이 보이지 않다는 사실이다.
네타냐후는 작년, 가자 전쟁이 일어난 후 국민 연설에서 “우리는 이사야의 예언을 깨닫게 될 것이다. 여러분의 국경에는 더 이상 도둑이 없을 것이며, 여러분의 성문은 영광이 될 것이다. 우리는 함께 싸울 것이고, 함께 승리할 것”이라고 했다. 아마도 이사야서 60장 18절을 인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철저히 민족주의적 입장과 문자적인 해석에 기대어 망언을 던진 네타냐후에게 우리는 이사야 2장 4절을 통해 평화의 호소를 담아 되돌려주고자 한다. 성서의 예언은 전쟁으로 성취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드는 평화의 길만이 유일한 예언의 성취임을 믿는다. 이스라엘은 홀로코스트에서 당했던 약자의 역사를 다시금 기억하고 겸손히 평화의 길로 나아오라.
주님께서 민족들 사이의 분쟁을 판결하시고, 뭇 백성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실 것이니, 그들이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나라와 나라가 칼을 들고 서로를 치지 않을 것이며, 다시는 군사훈련도 하지 않을 것이다. - 이사야 2:4 (새번역)
따라서 우리는 이스라엘과 국제 사회, 한국 정부에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이스라엘은 자신들이 행하는 모든 전쟁 시도와 도발을 즉각 멈추고 휴전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라.
가자 지구와 서안 지구에서 행하는 모든 봉쇄와 군사적 공격을 중단하라.
이란의 핵 시설이나 정유 시설을 폭격하는 등의 무리한 보복을 감행하지 말라.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는 중동의 위험을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라.
한국 정부는 이스라엘 무기 수출을 중단하라.
2024년 10월 15일
느헤미야교회협의회, 성서한국, 한국그리스도교일치연합,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일동